- 버스 무료화 보상책 ‘실효성 논란’ 속 음성군 “즉시 정산 시스템 구축 막바지”
- 불법 체류자 무임승차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상생 협의체’ 가동이 관건
금왕읍 택시정류소에서 존님을 기다릭 있는 법인택시.
금왕읍 택시정류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에 음성군이 제공한 광고가 부착돼 있다.음성군 전역을 누비는 택시 뒷유리에는 붉은색 스티커가 일제히 부착되었다.
“선심성 교통행정에 택시는 피눈물 난다”는 문구에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생존권 위기에 내몰린 기사들의 절박함이 서려 있다.
음성군 추진 중인 ‘교통 복지’가 정작 현장의 파트너인 택시 업계를 소외시키고 있다는 지적 속에, 군이 준비 중인 ‘시스템 고도화’가 갈등의 소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취재했다.
■ ‘숫자놀음’에 그친 보상책... “에이전시 배 불리는 광고료보다 실질 지원을”
갈등의 직접적인 발단은 2025년 1월 1일부터 진천군과 공동 시행한 ‘농어촌버스 전면 무료화’였다. 군은 택시 업계의 손실 보전책으로 광고료를 8만 3,000원으로 인상했으나, 현장의 기사들은 이를 “빛 좋은 개살구”라고 일축한다.
취재 결과, 인상된 광고료 중 상당 부분이 중간 대행사(에이전시) 수수료(약 30%)로 빠져나가 기사들의 실질 수령액은 6만 원대에 머물고 있었다.
택시 기사 A씨는 “군은 전액을 지원하는 것처럼 생색내지만, 정작 기사들의 주머니는 여전히 얇다”며 “전시성 행정보다는 영업 손실을 직접 보전할 수 있는 실무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성토했다.
■ 음성군 “조선시대 수기 정산 끝낸다”... 시스템 대전환 초읽기
음성군 교통과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행정의 현대화’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군은 그간 기사들이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던 ‘수기 작성 및 정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티머니 기반의 스마트 미터기 교체를 전면 완료했다.
현재 군은 카드 태그 즉시 정산이 가능한 ‘통합운행관리시스템’ 구축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기존에 수개월씩 걸리던 희망택시 정산이 당일 혹은 익일 입금 체계로 바뀐다.
군 관계자는 “낙후된 정산 방식이 법인 택시 기사들의 참여 기피를 불렀던 만큼, 시스템 전환이 완료되면 기사들의 편의성과 수익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 ‘불법 체류자 무임승차’ 논란... 수혜 대상 적정성 확보 난제
무료 버스 정책의 공정성 논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군민 혈세가 투입되는 복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미비로 인해 불법 체류자들까지 무분별하게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시 업계는 이를 “법적 근거 없는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군은 향후 배포될 ‘택시 전용 승차 카드’나 ‘케이패스’ 연동을 통해 수혜 대상을 정교하게 필터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서천군 ‘100원 택시’에서 배우는 ‘대중교통 혁명’
전문가들은 뉴욕타임스(NYT)가 극찬한 충남 서천군의 ‘100원 택시’ 사례에서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천군은 택시를 버스의 대체 수단이자 ‘준공영제 파트너’로 인정하고, 스마트 전산 시스템을 통해 행정 비용은 낮추고 정산 속도는 높였다. 음성군 역시 단순히 보조금을 주는 대상을 넘어 택시를 ‘공공 교통의 한 축’으로 세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내부 갈등과 ‘상생 협의체’의 필요성
현재 금왕읍, 생극면, 혁신도시 등 대다수 지역 기사들이 집단행동에 참여하고 있으나, 내홍도 존재한다. 개인택시 지부장의 밝히기 껄끄러운 개인 사정으로 공식적인 협상 창구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갈등 봉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시스템 가동 이후 통합운행관리시스템(TIMS) 데이터를 분석해 매출 감소폭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보전 방안을 논의하는 ‘민·관 상생 협의체’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 에필로그: 행정 신뢰 회복, ‘스마트 상생’에 달렸다
음성군이 추진 중인 야간 안전을 위한 LED 가로등 교체와 스마트 정산 시스템은 분명 진일보한 행정이다. 하지만 기술 혁신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기사들과의 ‘소통’과 ‘신뢰’다. 군이 추진 중인 시스템이 서천군을 넘어선 성공 사례로 기록될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될지 전 군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