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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국 생활임금 도입률 50% 돌파 속 충북은 ‘여전히 꼴찌’... 음성군이 던진 변화의 공
  • 권윤희 기자
  • 등록 2026-01-29 08: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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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지자체 절반 이상 시행 중, 충북 기초단체 시행률은 18.2% 불과
  • 음성군·충주시 올해 첫 시행… “지역별 양극화 해소 위해 제도 확산 절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생활임금 시행 현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자료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하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보장에 나서고 있지만, 충북 지역의 참여는 여전히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주민 발의와 끈질긴 요구 끝에 올해부터 제도를 시행하는 음성군의 사례가 충북 내 제도 확산의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 전국은 ‘과반’ 시행 중인데… 충북은 ‘거북이걸음’
2026년 1월 현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발표한 ‘2026년 전국 생활임금 현황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생활임금 도입 기관은 총 13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대상 기관(260곳) 중 50.8%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상 처음으로 도입률이 절반을 넘어섰다.

광역자치단체 17곳은 이미 100% 도입을 완료했으며, 시·도 교육청 역시 52.9%의 도입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도입을 완료한 곳은 106곳(46.9%)에 그쳤으며, 특히 충북은 도내 11개 시·군 중 단 2곳(음성군, 충주시)만이 시행에 나서며 시행률 18.2%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 지역별 극명한 양극화… 서울·경기 vs 대구·경북·충북
지역별 편차는 더욱 극심하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호남권은 높은 도입률을 기록하며 생활임금이 보편적 제도로 자리 잡았다. 반면 대구와 경북 지역은 기초자치단체 중 도입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으며, 충북 역시 전국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올해(2026년) 전국 광역단체 생활임금은 평균 시급 1만2,233원으로 법정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약 18.5% 높다. 충북도는 1만2,177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7위 수준이나, 이를 시행하지 않는 기초지자체 소속 노동자들은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절한 소득 보장을 받지 못하는 ‘임금 양극화’에 노출되어 있다.


■ 주민의 힘으로 일궈낸 음성군, 충북의 ‘희망’ 될까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음성군은 충북도와 충주시에 이어 도내에서 세 번째(기초지자체 중 두 번째)로 생활임금을 도입하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음성군은 지난 2023년, 2,356명의 주민이 직접 서명한 ‘주민 발의’를 통해 조례 제정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귀감이 되고 있다. 음성군의 생활임금은 올해(202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음성군의원들은 "과도한 예산 부담이 우려되고, 민간 부문 노동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조례안을 한차례 부결시킨 바 있다.

하지만 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끊임없는 투쟁, 그리고 주민들의 열망이 모여 결국 조례 통과라는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음성군은 군 직접 고용 노동자와 출자·출연기관 노동자 등에게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1만1,841원)을 지급하며 노동 가치 존중에 나선다.


■ “실질적 보장 위해 대상 확대 및 산정 방식 개선해야”
음성군 생활임금이 시행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노동계의 요구는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생활임금 적용 대상을 위탁·용역·하청 노동자까지 확대 △공공근로 참여 노인 제외 방침 철회 △기본급 중심의 산정 방식 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특히 충청북도가 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삼아 실제 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음성군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음성군의 생활임금 정착 여부는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충북 내 다른 시·군으로 제도를 확산시키고 지역 간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문을 연 음성군의 사례가 척박한 충북의 노동 환경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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