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음성군이 외지 폐기물의 '최종 종착지'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통계에 따르면, 음성군 내 한 민간 매립시설에 반입되는 폐기물 중 무려 98.4%가 타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내 발생량은 단 1.6%(9,958톤)에 불과하다.
전국의 쓰레기가 음성으로 모여드는 사이, 민간 업체들은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수익 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그로 인한 환경 피해와 삶의 질 저하는 오롯이 군민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무엇이 음성을 쓰레기 블랙홀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감시의 주체여야 할 행정과 정치권은 왜 침묵하고 있는지 그 이면을 심층 분석한다.
① 수도권 규제의 풍선효과와 지리적 요인
수도권 매립지의 직매립 금지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폐기물 처리가 어려워진 수도권의 물량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지방으로 쏟아지고 있다. 음성군은 수도권과 인접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물류비를 절감하려는 업자들에게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② 산업단지 의무 시설의 역설
산업단지 조성 시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이 오히려 외부 폐기물 유입의 합법적 통로가 되고 있다. 지역 경제를 위한 산단이 역설적이게도 '전국구 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하는 명분이 된 셈이다.
③ '영업구역 제한' 부재라는 법적 허점
가장 큰 문제는 현행법상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의 영업 구역을 제한할 근거가 희박하다는 점이다. 전국 어디서든 쓰레기를 가져와도 이를 막을 법적 장벽이 없는 기형적 구조가 음성군을 폐기물의 종착지로 만들고 있다.
음성군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헤 제공한 외부 쓰레기 유입 자료
외지 폐기물이 대거 유입되는 배경에는 민간 업체들의 막대한 수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특정 민간업체 한 곳의 반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2022~2025) 타 지역에서 유입된 폐기물 총량은 무려 620,782톤(지정 139,341톤, 일반 481,441톤)에 달한다.
이를 시장 단가로 환산하면 수익 규모는 더욱 선명해진다.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의 보수적 단가를 적용했을 때, 해당 업체가 거둬들인 매출은 최소 1,14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25년 들어 타 지역 일반폐기물 반입량이 214,744톤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는 "환경 피해는 주민이 떠안고, 수익은 특정 업체가 독식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성군 행정은 현재 극심한 자기모순에 직면해 있다. 군민이 배출하는 폐기물은 처리 용량이 부족해 외부 위탁을 하거나 시설 증설을 고민하면서도, 민간 업자가 들여오는 전국구 쓰레기에는 적절한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① 용량 부족과 증설의 악순환
광역 소각시설의 용량 포화로 인해 음성군은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외부 위탁 처리를 병행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 증설을 추진 중이지만, 정작 군 전체는 외부 쓰레기 유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② "사후 약방문식 점검"… 불시 단속의 필요성
현재의 지도 점검 방식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거세다. 업체에 사전 예고 후 방문하는 방식은 불법 행위를 적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의회와 시민단체들은 2인 1조 이상의 '상시 불시 단속'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③ 신규 억제 기조와 법적 한계
음성군 환경과는 입지 제한 기준을 강화하여 신규 업체의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으나, 기존 업체들이 처리량을 늘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아 행정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행정을 감시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음성군의회의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통의 부재… 기대를 저버린 '소극적 대응'
지난달 본 취재원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비례대표 A 의원에게 공동 대응과 자료 공유를 제안했고, A 의원은 이를 수락하며 주민 편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실질적인 조치나 피드백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만약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집행부(군청)로부터 기본적인 정보조차 얻어내지 못한 것이라면, 이는 군정을 견제할 최소한의 역량조차 갖추지 못한 '무능함'을 자인하는 꼴이다. 반대로 정보를 확보했음에도 공유를 미루는 것이라면 주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기만적 태도'다.
어느 쪽이든 주민과의 약속을 방기한 무책임한 행태이자, 군정을 감시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전형적인 소극 행정이라 할 수 있다. 최소한의 소통마저 회피하는 의회의 모습에 본 취재원은 깊은 우려를 표하며, A 의원이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의지와 능력이 과연 있는지 강력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본의 논리는 틈새를 파고들고, 폐기물은 저항이 적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행정이 법적 한계를 핑계로 사후 대응에 머물고, 정치권이 주민과의 약속에 소홀한 사이 음성군의 환경은 서서히 침식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자체의 능동적 대처와 지역 정치권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음성군은 이제라도 실효성 있는 단속 체계를 구축하고, 의회는 주민의 대변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환경 피해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야말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