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은군수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특정 후보 패싱' 여론조사가 지역 정가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러한 '반쪽짜리' 여론조사는 보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방선거 때만 되면 특정 후보와 지역 언론사, 그리고 여론조사 기관이 '삼각 편대'를 이뤄 민심을 왜곡하는 이른바 '명태균식 여론조작'이 전국 곳곳에서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다.
이번 보은 사태를 보며 많은 이들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음성군수 선거를 떠올린다. 당시 음성 지역의 한 신문사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현직 조병옥 군수보다 상대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발표되어 지역사회가 술렁였다.
그러나 일주일 뒤 실시된 KBS 청주방송총국과 10여 일 후 실시된 CJB 청주방송의 여론조사 결과는 정반대였다. 공신력 있는 방송사들의 조사에서는 현직 조병옥 군수가 오차범위 밖에서 상대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었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표본을 추출하거나, 질문 편향을 통해 '맞춤형 결과'를 생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대표적 사례다.
특히 최근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음성에서는 조사 주체를 밝히지 않은 채 2천 원 상당의 상품권을 미끼로 참여를 유도하는 '깜깜이 모바일 조사'가 기승을 부려 논란이 되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민심을 왜곡하는 명태균식 비공표 조사가 다시 등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제2의 명태균'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지방선거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론조사 기술자'들의 수법은 치밀하다.
최근에는 선관위 심의를 거치지 않는 '비공표용 여론조사'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겉으로는 내부 참고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결과표를 지역 유지들이나 SNS상에 은밀히 유포하여 "누가 앞서더라"는 식의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는 선거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민심 가스라이팅'에 가깝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명태균 씨 사태로 여론조사 조작의 위험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지만, 감시의 눈길이 덜 미치는 기초자치단체 단위 선거에서는 여전히 이런 '기술'들이 판을 치고 있다"며 "돈 몇 푼으로 민심을 사고팔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론조사 왜곡은 단순한 도덕적 비난을 넘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선관위가 비공표 조사라 할지라도 유포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특정 후보를 고의로 배제한 기관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유권자 스스로가 조사 의뢰처와 응답률, 질문의 중립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정보 판별 능력'을 갖추는 것이 '제2의 명태균'들을 퇴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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